졸업생의 전화 한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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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인즉슨, 한창 장난기 많던 시절 더운 여름날의 일이었다. 요구르트 빈 병에 물감을 타서 내게 마시게 했던 적이 있는데, 당연히 금방 눈치채고 뱉을 줄 알았던 내가 아무렇지 않게 그것을 마시는 바람에 자기들끼리 킥킥대며 웃고 지나갔다는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때 일이 마음에 걸려 이제라도 사과하고 싶어 연락했다는 고백이었다.
나는 사실 그 일에 대해 전혀 기억이 없다. 요구르트 색을 아무리 정교하게 흉내 냈다 한들, 그걸 내가 모르고 마셨다니 스스로도 믿기지 않는다. 아마 당시 내 미각이 무뎠거나, 아니면 제자가 물감을 아주 조금만 탔던 모양이다. 그 제자의 활달하고 장난기 많던 성격은 기억나지만, 이런 일이 있었다니 그저 웃음만 나올 뿐이다. 요즘은 찾아보기 힘든, 예전 미술학원생들만의 순수하고 짓궂은 추억인 듯싶다.
전화를 건 이 제자는 기억하기로 대학 재학중이였는지.. 졸업 직후였는지,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출전해 전국 ‘선’까지 올랐던 친구다. 당시 인터뷰에서 “살아오면서 미술학원 다닐 때가 가장 좋았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그 후 방송에서 몇 번 얼굴을 보고는 까마득히 잊고 지냈는데, 10년이 훌쩍 지나 이렇게 연락이 닿은 것이다.
잊고 있었던 제자의 전화 한 통이 오늘 하루를 웃음 짓게 만든다. 고려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결혼하여 어엿하게 사업까지 꾸려가고 있다니,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당당하게 사는 모습이 무척 대견하고 반가웠다.
김**
요구르트 일에 대해선 아무 기억이 안나지만 후소와의 작은 추억으로 간직하고,남편과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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