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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의 전화 한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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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WHOSO
댓글 0건 조회 1,787회 작성일 14-05-22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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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도 넘은 제자에게서 뜻밖의 전화가 왔다. 지난밤 꿈에 내가 보여서 연락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반갑게 안부를 나누던 중, 제자는 학원 시절 자신이 저지른 철없는 장난을 고백하겠다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내용인즉슨, 한창 장난기 많던 시절 더운 여름날의 일이었다. 요구르트 빈 병에 물감을 타서 내게 마시게 했던 적이 있는데, 당연히 금방 눈치채고 뱉을 줄 알았던 내가 아무렇지 않게 그것을 마시는 바람에 자기들끼리 킥킥대며 웃고 지나갔다는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때 일이 마음에 걸려 이제라도 사과하고 싶어 연락했다는 고백이었다.

나는 사실 그 일에 대해 전혀 기억이 없다. 요구르트 색을 아무리 정교하게 흉내 냈다 한들, 그걸 내가 모르고 마셨다니 스스로도 믿기지 않는다. 아마 당시 내 미각이 무뎠거나, 아니면 제자가 물감을 아주 조금만 탔던 모양이다. 그 제자의 활달하고 장난기 많던 성격은 기억나지만, 이런 일이 있었다니 그저 웃음만 나올 뿐이다. 요즘은 찾아보기 힘든, 예전 미술학원생들만의 순수하고 짓궂은 추억인 듯싶다.

전화를 건 이 제자는 기억하기로 대학 재학중이였는지.. 졸업 직후였는지,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출전해 전국 ‘선’까지 올랐던 친구다. 당시 인터뷰에서 “살아오면서 미술학원 다닐 때가 가장 좋았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그 후 방송에서 몇 번 얼굴을 보고는 까마득히 잊고 지냈는데, 10년이 훌쩍 지나 이렇게 연락이 닿은 것이다.

잊고 있었던 제자의 전화 한 통이 오늘 하루를 웃음 짓게 만든다. 고려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결혼하여 어엿하게 사업까지 꾸려가고 있다니,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당당하게 사는 모습이 무척 대견하고 반가웠다.

김** 

요구르트 일에 대해선 아무 기억이 안나지만 후소와의 작은 추억으로 간직하고,남편과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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